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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   (사진출처 - 칠장사 사진갤러리)

오후의 기도 / 정필자

어김없는 우주의 걸음
9월!  

긴 여름강 건너온
바람설법이 제법 선선하다
푸르게 가시로 말아쥔
알알이 밤송이
보름달 둥글듯이 익어가고  
뒤란과 맞닿은
야산 고목의 등가죽
말갛게 닦아주던 덩굴 수세미는
노랑 꽃별을 이고
먼 먼 천상으로 오르는데
오랜 안거 끝낸 참매미 그  
찬란한 울음이 절절하다
베란다 건조대에 홑이불도
오체투지
우중충한 마음의 기억을
햇발로 지워가는

구월 첫날에
나는
두 손 모아 독경하는 천수경이 다시 새롭다